북촌, 그리고 어떤 교집합

인터뷰_만화가 고아라님_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최근에 다음에서 <어떤 교집합> 연재했던, 수채화로 만화 그리는 고아라라고 합니다.

어떻게 만화를 그리게 되셨어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많이 좋아했는데,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놀면서 만화책을 제대로 처음 접해 본 것 같아요. 그때... 막연하게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했으니까. 만화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그때부터 조금씩 만화를 그렸어요.

그때 재미있게 보셨던 만화는 뭐가 있어요?

당시에 소녀 월간지가 되게 잘 될 때여서 [나나]라든지 [밍크]라든지 [파티]. 그런 월간지가 많았었어요. 거기서 한창 활동하시던 작가님들 작품을 되게 많이 좋아했죠. 특히 이미라 선생님.

<어울려> 이후에 2009년 <어서와>까지 공백기가 존재하는데. 그동안은 대학? 회사?

<어울려>하고 나서 애니메이션 회사 반 년 다니고 다시 복학해서 학교생활 하면서 애니메이션 과제작품 2년 동안 했었어요. 그리고 나서 졸업하자마자 바로 <어서와>를 그렸어요.

만화를 수채화로 그리고 계시잖아요. 수채화로는 어떻게 그리게 되신 거예요?

대학 다닐 때 제가 배운 건 보통 상업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약간 자기 단편에서 좀 더 실험 할 수 있고 기법연구 많이 할 수 있도록 기회가 많이 주어졌거든요. 그래서 많은 재료를 쓸 수 있도록 지도를 많이 해주셨어요. 콩테(conté)라든가 색연필이라든가 연필로써 느낌을 내는 것도 있었고 그때 당시 작업할 때 연필만으로 느낌을 내서 애니메이션 하기도 하고 했는데 반응이 되게 좋더라고요. 교수님들도 “손맛이 나서 좋다”라고 하시고

어우, 손맛이

하하. (웃음) 그리고 제가 보았을 때도 이런 느낌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만약에 만화를 그리게 된다면 컴퓨터 느낌이 아니라 손 느낌이 나는 걸 하고 싶다고 생각 했는데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시간을 두고 오래 준비할 수는 있지만 만화의 경우는 제때 완성을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제때, 제때 완성할 수 있는 도구가 뭘까?‘를 생각하다가 수채화가 생각보다 빨리 그려지는 용이함이 있어서 수채화로 연습을 해서 그리게 되었어요.

수채화로 만화를 그리실 때 작업은 어떻게 진행 되는 거예요?

대부분의 작가님은 컴퓨터나 원고지에다가 펜터치 하시고 그대로 포토샵에서 작업하시는데 저는 스케치북에 연필로 그린 다음에 필요하면 펜터치도 하고. 그런데 <어떤 교집합>에서는 펜터치 과정은 없었고요. 그냥 연필 하고 바로 수채작업 한 다음에 그걸 스캔해서 그걸 포토샵에서 수정을 했죠. 색감 수정이라든가 그런. 수작업이다 보니까 실수가 많잖아요. 그런 부분들 수정하고 그랬어요.

디지털 만화 규장각에서 인터뷰 하신 걸 보았는데 ‘독자에게 작품을 볼 때 이해해달라는 부분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중략)... 수채화로 그리는 것들이 트렌디 한 게 아니라는 점’이라고 답했는데 좀 더 풀어서 설명해준다면.

제가 수작업이 트렌디하다고 느꼈던 것이, 이전에 일러스트 한창 하고 싶어서 많이 리서치를 했었는데 갑자기 수작업 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한 번에 갑자기 판도가 바뀐 시점이 있었거든요. 제가 맞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느끼기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특히 형태감이 굉장히 독특한 것들이 많이 나오고. 제가 느끼기에는 다소 심심할 수 있는 그런 것들도 이제는 점점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잘 되었다. 같이 그 순풍에 몸을 맡기자.‘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가다보니까 ’혹시 이게 너무 시대를 타서 그런 건 아닐까?‘ 혹은 ’내가 정말로 타이밍을 잘 맞추어서 된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조금 두렵더라고요. 제가 잘 해서 된 것이 아니라 운이 좋아서 된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게 아니라는 걸 계속해서 증명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말했던 것 같아요.

팟캐스트 [웹툰 라디오]에서 DJ를 하셨잖아요. 작품 이야기를 하기 전에, 최근 시즌 투가 끝났는데 생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테니까 [웹툰 라디오]에 대한 짤막한 소개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만화가들이 만드는 라디오인데요. 작품소개도 하고 만화지망생들 사연도 소개해주고 고민상담도 해주는. 그리고 작가님들 인터뷰도 하는 형식으로 해서 1부는 그렇게 약간 수다식으로 자기들끼리 만화 이야기하는 쪽이고 2부는 작가편으로 해서 작가님들 심층적으로 인터뷰하는 라디오인데 저는 중간에 합류를 해서 그냥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