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표현방식을 혼동하곤 하는데 분명 시크와 시니컬은 다르다. ‘시크하다’의 사전적 의미(chic)가 스타일, 복장 등이 "우아한, 세련된, 맵시가 있는"의 의미라면 ‘시니컬하다’는 "냉소적인, 빈정대는"의 의미이다. 타인의 말에 냉소적이며 빈정대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신을 ‘시크’하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사람이 우아하거나 세련되었다거나 맵시가 있다고 표현되는 경우를 본 적은 없으며 오히려 경멸의 대상이 되는 경우를 본 적은 더러 있다. 줄리언 반스가 소설 [레몬 테이블]에서 빈정거림은 ‘도덕적 약점’이라고 말했듯이, 그들은 전형적으로 술맛 떨어지게 만드는 부류들이다. 그들의 시니컬함 뒤에 덧붙이고 싶은 말들을 입에 넣었다가 내뱉고 삼키는 과정 동안만큼의 공백. 그 공백을 가득 채우는 것이 진정 내가 하고 싶던 말이었다. 하지만 오늘도 공백으로만 남겨둔다. 그래도 가끔 입 밖으로 삐죽 튀어나오는 말들. 사람들은 나의 말을 비관적으로 보지만 이건 오히려 극단적인 긍정에 가깝다. 술맛이 더 떨어질까, 나는 이만 총총. ‘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