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허공을 채우려는

바람은 허공을 채우려는 새들의 날갯짓을 믿는다.

공중에 적어둔 말들이 흩어지고

우리, 바쁜 하루를 하늘에 놓아두고 살아갈지라도

빈병에 꽃을 꽃아두는 일이나

언젠가 보낼 편지지를 고르는 일이

의미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빈손을 채울 당신의 손을 맞잡는 날에

한 마리 새가 우리를 향해 날아오리라는 걸 안다.

나는 더는 마음을 갈구하지 않고

의미를 찾으려 헤메지 않는다.

의미는 찾는 것이기보다 만드는 것이어서.

의미를 만들다보면 마음을 찾아서

바람은 허공을 채우려는 사람들의 사랑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