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문화당 서점 20130226

요즘은 다 인터넷으로 책 사죠?

옛날 같지 않지요. 그러다보니까 인건비 내야지 집세 내고 하다보면 운영하기가 힘드니까 안국역 지하에 있던 서점도 (없어졌고) 버티기가 힘든 거지요. 여기는 여기가 우리 집이에요.

되게 오래 되었겠어요?

73년도부터. 73년도라고 생각하면 까맣지만. (문화당은) 75년도에 오픈해서 한우물만 쭉 파다 보니 좋은 것도 있지만. 글쎄, 크게 후회는 안 하지요.

이 주변에는 학교도 많아서 학생들이 자주 오겠어요.

그렇죠. 여기는 오지 말라고 해도 아침저녁으로 문만 열어놓고 앉아있으면 문지방으로 계속 드나들거든요. 더군다나 여기 계동 같은 경우 70년대에는 실업계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일정하게 나이제한이 안 되어서 머리가 긴 학생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담배 피우는 학생도 있고 별 학생들이 다 많았어요. 저기다 담배를 놓고 앉아있으면 와서 살 것처럼 두리번두리번 거리다 담배 하나를 가지고 뛰어넘어 가서 재동초등학교 골목까지 쫒아가서 붙들어 오고 그랬죠. 그런 시절이 한참 가고. 그때 당시는 대한출판사 주산문제집 같은 것들을 이렇게 쌓아놓고 팔았죠. 그때만 해도 교련복도 많이 팔았어요.

요즘은 학생들이 옛날이랑 다르죠?

실력은 좋아졌어요. 좋아졌는데 우리 문화가 가는 것이 지금 인성교육이 안 되어서 그걸 항상 느껴요. 요즘 학생들은 집에서 하나, 둘만 낳아 기르다보니까 같이 식사도 못하고 어우러지는 시간이 없잖아요. 자고 나면 학교만 가고 대학 가려고 학원가고. 인성교육이 안 되서 집에서 하던 식으로다가 사회 나와도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걸로 착각을 해요. 남의 가게에 와서도 뭐 하나를 사면 그게 돈을 주고 사지만 상대방 생각을 해서 양보도 하고 그래야 되는데 무조건 일방적이거든. 한 학생이 그러면 옆에 친구도 덩달아 그러고. 걔 중에는 그렇지 않은 학생도 있지만 너무 자기 위주로 하다보니까 인성교육이 사뭇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 가정, 당국이 삼위일체가 되어서 기본적인 교육은 받아야 되는데 그런 것이 상당히 느껴지지요. 그래도 여기는 지금 두 학교가 실력이, 세무고등학교도 실력이 옛날에 대동(고등학교)하고 확실히 달라요.

더 높아졌죠?

그렇죠. 옛날이 바닥이었으면 지금은 실업계 중에서는 최고. 중앙고등학교도 사립고등학교라서 실력이 좋아요.

오래하셨으니까 어릴 때부터 이 서점 왔는데 계속 이 동네에 살아서 자주 들린달지, 자기가 학생 때 이 서점 왔는데 자식 데리고 이 서점에 오고 그런 분도 있나요?

얼마 전에도 들여다보면서 “아저씨 그저 계시네요.”이래. “그럼, 세상사 사는 것이 뭐 있나.” 웃으면서 그러니까 자기는 여기서 살다가 결혼해서 외국에 가서 살다왔다고. 왔다가 관광지로 변했으니까 자기가 다니던 학교 구경하러 올 겸 한 번씩 와요. 주소도 달라고 그러고 사진도 같이 찍자고 그러고 가더니만 가서 (뭘) 보내와. 75년부터 40년 가까이니까...... 많은 학생들이 10대 시절에서 30년이 갔으니 이제 40대. 우리 아들이 마흔 다섯이거든요.

지금도 사실 도로가 좁은 거죠?

그때는 4m 정도 되었는데 지금은 6m 도로인가. 좁지는 않아요. 충분히 차가 교차로 다닐 수 있지요.

문제집은 처음부터 파신 거예요?

처음에 시작은 학교 앞에 문구를 1년 정도 하면서 (학생들이) 이걸 찾으니까

학생들이 자주 찾는 것 위주로 해야 될 것 같아요.

이것 외에도 가져다 놓으면 다 나가요. 우리가 나이가 많으니까 줄여서 그렇지. 학생들이 많으니까 필요한 것, 먹을 것도 가져다 놓으면 다 잘 되요.

저희 동네도 작은 서점이 하나 있는데 학생들 필요한 것만 있는 곳이라 다른 것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