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 김경현

시커먼 바람소리가 들린다.

어제만 해도 범접 할 수 없는

소녀의 모습으로 나타나곤 했지만

그는 무언가 잃어버린, 비어있는 소리였다.

비어있는 소리

무언가 잃어버린, 비어있는 그

소리

내 마음은 작은 바람도 피하려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철부지 같다.

아이처럼 귀를 대고 소리를 쫒는다.

시커먼 바람소리.

눈 밖에 보이는

저 멀리서 조금씩 들려오는

비어있는 그 바람소리에

언저리 마음은 밤새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