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울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느 누구도 아버지의 울음이 어디서 온 것인지 묻지 못했다. 출근 할 때마다 방문을 열어 보는 아버지의 뒷모습에만 울음이 있었고 아무도 그 모습을 보았다고 말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웃음이 많은 사람이었다. 미소를 밥그릇에 담아 주기도 했다. 한 자리가 비어있어도 어머니는 여전히 한 사람 몫의 식사를 더 준비한다. 식탁은 맛있는 반찬으로 가득 찼지만 맛있는 웃음은 없어졌다.
선생님은 하루에 세 번, 하늘을 볼 수 있는 삶을 살자고 말했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요즘 말없이 하늘만 바라본다. 더 이상 우리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우리를 가르치는 것이 부끄러워서 하늘만 가리킨다고 했다.
여동생은 항상 노래를 흥얼거렸다. 웃는 모습으로 예쁜 목소리로 집안에 행복을 채우던 모습을 이제는 볼 수가 없다. 귓가에 맴도는 여동생의 목소리가 무겁게 느껴질 무렵 아무도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아들은 묵묵해졌다. 사람들은 듬직해졌다고 말했지만, 나는 절대 그런 식으로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돌아오지 않은 동생 방에 불을 켠다. 떠난 자리에 남은, 그 무게만큼 패인 그리움이여, 내 동생아.
나는 어색한 공기로 숨을 쉬고 있다. 너는 얼마나 버거울까. 우리가 너를 지켜보는 걸까, 네가 우리를 지켜보는 걸까. 우리의 마음이 너만 할까. 울음도 웃음도 말도 노래도 어른이 되고 싶던 꿈도, 너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