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헌 (初獻) / 김경현

오늘도 사람들은

내가 마냥 술에 취해서

술잔을 바닥에 엎는 줄로 알지만

이 땅은 용기 있는 자를 위한

무덤이라는 생각입니다

가끔씩 첫 술잔 쏟던 것

버릇이 되어 담배도 내려놓고

그저 바라보는 것

늘 일상이 되어 마음을 벼리고

술주정으로 보인다던 나의 몸부림도

그대를 향한 춤이었다는 걸

땀인지 눈물인지 술인지

아무도 모를 것으로 한없이

바닥이 젖었던 날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니다, 그냥 ‘노무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