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따뜻한 바닷바람 사이로 아이들이 뛰놀고, 하늘은 드높아서 책을 읽기 좋은 날이었다. 어느 날 누군가 내게 읽어주었던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속 ‘제비꽃연가’를 다시 펼쳐보았다. 헤프지 않았던, 아껴두었던, 모두 당신의 것이었던 나의 20대와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새파란 향이 떠오른다. 쉽게 사라지는 듯하지만 섬세하게 남아 있는 향기가 퍽 마음에 들었던 그때.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여서, 누구보다 작은 시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향이란 가볍지만 은은하게 퍼져 길가에서 쉽게 지나치는 제비꽃을 닮았다. 누구에게는 가장 작은 꽃일 제비꽃이 가장 큰 기쁨이 되기도 하듯이, 숨겨둔 나의 향기는 모두 당신의 것이기도 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