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야기로 돌아가 보죠. 앨범과 공개곡을 들어본 입장에서, 또 이런 말랑한 곡들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개인적으로는 좋아요. ‘브로콜리 너마저’스러운 느낌.

저도 좋아해요. 그런데 그거랑은 색깔이 조금 다르죠. 제께 더 허접하죠. (웃음)

그런데 과연 대중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이걸 뭐 가수한테 직접 물어보는 게 웃기지만 그럼 질문을 바꿔서 어떻게 다가가길 원하나요.

그냥 안 바꿔서 이야기해도 되는데. (웃음) 주변에 음악 안하는 일반 친구들을 들려주면 좋다고는 해요. 그런데 사람마다 또 다르잖아요. 힙합 좋아하는 애들은 ‘뭐냐..’ 이러기도 하고. 하지만 좋던 싫던 간에 홍보가 문제죠. 사람들이 모르니까. 좋든 안 좋든 일단은 들어보지를 못하니까. 그러면 어떻게 다가가느냐. 앞으로 발로 계속 뛰겠지만 우선은 공연인 것 같아요. 날씨 좋아지면 거리공연이나 카페공연 같은 것들. 그래서 연습을 빡시게 하고 있어요. 왜냐면 내가 이런 공연을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까페나 이런 곳은 악기와 같이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맹연습을 하려고 하고 있어요. 아, 어제했어. 어제부터 두 시간 했어요. (웃음)

홍보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금 앨범 전 과정을 혼자 도맡아 하고 있는데 하나씩 이야기 해보죠. 작곡은 어떻게 했는지

작곡은 처음 음악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커빈형이 ‘랩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드니까 작곡도 해봐라.’ ‘형이 가르쳐줄게.’ 근데 안 가르쳐주시고 유유히 떠나셨죠. 스파게티 국수 하나 남기시고. (웃음) 해서 독학하게 됐어요. 그때가 26살인가 27살이었는데 한 3년 해서 30살쯤 되면 내가 만든 곡도 좀 팔고 다양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어야겠다. 우선 내 곡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미래를 생각해서 한 것이 더 컸죠. 그래서 친한 친구한테 물어봐서 마스터 건반을 하나 샀죠. 오디오 카드도 사고 말도 안 되는 걸 찍기 시작했어요.

'커빈형은 유유히 떠나셨죠. 스파게티 국수 하나 남기시고.'

작사는 주로 언제 해요? 가사들이 굉장히 평화로운데. ‘아, 난 싸우기 싫어요.’라며 저기서 예수님과 부처님이 손잡고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

저는 기독교고 욕설을 쓰고 싶지는 않고, 아까 이야기했듯이 가사는 커먼이나 이런 식으로 좋은 영향을 끼치는 선한 힙합, 조금은 부드러운 힙합을 하고 싶었어요. 유유한 것들. 사람들 이야기도 하고 싶었고 ‘소박한 것이 더 아름답다’도 그런 이야기이죠. 그래서 그렇게 썼고 저는 과하게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게 저인 것 같아요. 그게 나니까. 나니까 그렇게 쓴 것 같아요. 내가 그런 애니까.

‘나니까’ 좋은 말이네요.

내가 좀 그런 평범한 애니까.

‘나니까’, ‘평범한 애니까’라는 말을 곱씹어 보기 바란다. 독자들은 자신을 말할 때 ‘나니까’라는 표현을 몇 번이나 써보았는지. 가짜 나 말고 진짜 나. 그냥 평범한 애, 평범한 사람. 우린 사실 그냥 사람인데 너무 포장하고 사는 것은 아니었을까?

처음이라 대한 부담감이 컸을 것 같기도 한데 어떤가요.

처음이니까 부담감이 컸죠. 정신도 없고, 외롭게 작업을 했어요. 사람들이랑 같이 하면 좋은데 혼자 하니까 그런 게 많았고. 내가 이게 좋은지 안 좋은지도 모르겠고 제일 힘든 것은 자금적인 게 크죠.

어떻게 보면 공식적인 앨범을 내는 건 이걸로 돈을 벌겠다는 것일 수도 있는데

돈도 돈이지만 배우려고 하는 것도 있죠.

굳이 돈이 아니라.

처음부터 돈 벌 수는 없잖아요. 되면 좋은 거고 (웃음) 최선을 다하지만 처음부터 돈 버는 건 힘들죠.

혼자서 혼자 저작권, 실연권, 유통사 찾아다닌 것은 어떠했나요.

혼자 다 해서 힘들었어요. 남들은 매니저가 다 해주는데, 혼자 방송국 가서 기타들고 다니기도 뭐하고. 가장 힘든 점은 음악만 해야 하는데, 음악 할 시간이 없어진다는 것. 이번 주에 작업을 하나도 못했어요. 방송국 갔다가 저작권 협회 갔다가 실연자 협회. 이번 주 내내 홍보하러 다니고 씨디 돌리고. 힘들죠.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일단 작업을 못하니까. 그래서 깨달은 것이 회사를 껴서 하는 게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