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이야기를 해볼까요. ‘부모님 전상서’ 이곡은 어떻게.

이 곡은 원래 2009년, 10년도에 쿠키즈 크루에서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려고 했었어요. 쿠키즈에는 ‘남수림(리미)’씨와 ‘긱스’, ‘테이크 원’, ‘영 루피’, ‘빅파이’, ‘웜맨’이 속해있는 크루인데. 그 당시 (컴필레이션 앨범) 수록곡이었어요. 그런데 안 들어가게 되었죠. 가사도 그 때 쓴 거예요. 힙합 아티스트들 중에 기독교 믿으시는 분들 있잖아요. 그런 분들은 자신의 앨범에 예수님에 대한 사랑을 담은 곡들을 한 곡씩 넣잖아요. 저도 약간 그런 의미죠. 지난 앨범에도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어요. 십일조죠. 열곡이면 한 곡은 부모님께 보내는 노래. 자기 여자 친구나 헤어진 여자 친구에 대한 사랑노래들 많이 하잖아요. 그런 이야기들 하니까 저도 하나정도 한 거죠. 이 곡 반응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괜찮았어요. 그런데 수익이 만 사천사백 원인가 들어왔거든요. 음원 수익은 첫 달 수익이 거의 전체 수익의 90프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에요. 한 달, 두 달 듣고 안 듣거든요. 자본주의적인 논리로 따지자면 만사천원짜리 노래인 것이죠. 정말 우울했어요.

최근에 발매된 ‘이상한 꿈을 꾸었다’

이 곡은 사실 타이틀곡으로 하려고 했어요. 저는 좋아했거든요. 잘 만든 곡이라고 생각해요. 이 노래는 실제 제 경험을 가지고 만든 노래에요. (진짜 이상한 꿈을 꾸었나요?) 정말 이런 꿈을 꾸었어요. 그런데 가사 풀이 형식은 꿈이 아니고 현실이었다는 내용으로 종결이 나지만 제 꿈은 꿈이었을 뿐이었죠. 달콤하진 않았어요.

피쳐링은?

‘누 소울’ 이분은 쇼 미 더 머니 첫 화에서 ‘주석’씨와 ‘정상을 향한 독주’ 불렀던 친구에요. 제가 이제 무료공연을 하나 하게 되었었는데, 제 뒤의 아티스트가 누 소울씨였어요. 보통 공연 순서가 큐시트를 보면, 뒤로 갈수록 유명한 아티스트에요. 그래서 저보다 잘 하시는 분이구나 하고 봤죠. 화장실을 갔다가 나오는데, 이 분이 노래를 부르는 게 들리는데 너무 잘 부르는 거예요. 장비가 그렇게 좋은 클럽이 아니었는데도 너무 좋아서 내려가서 다 들었어요. 다 라이브더라고요. 그래서 붙잡았죠. 그래서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웃음) 제 앨범에서 많은 도움을 줬어요. 세션을 구해준다던가, 피쳐링 보컬을 구해준다던가, “이런 식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하고 조언을 해준다던가.

최근 음원 활동이 활발해졌어요. 정규앨범을 위한 포석인건지.

당연하죠. 다음 달에 발매하거든요. 아마도 다음달 9월 20일. 그 때쯤 내면 좋을 것 같다고 음원회사에서 이야기를 해서 그 때쯤 나올 것 같은데... 저는 뮤직비디오도 없고, 회사도 없고 홍보를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더라고요. 홍보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디서든지.

뮤직비디오는?

뮤직비디오는 찍었는데 가사가 바뀌는 바람에 못 쓰게 되었어요. 후렴 빼고는 다 바뀌었거든요. 그런데 뮤직비디오는 생각중이에요. 왜냐하면 지금 돈이 없어요. 시디 찍을 돈도 없는데 뮤직비디오를 찍기는 그래서. 뮤직비디오를 찍고 시디를 안 찍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또 우울하죠.

정규앨범. 앨범에 대한 간략한 소개.

앨범은 총 열 두 트랙이고요. 앞에 나왔던 싱글이 다 들어가 있어요. 타이틀곡은 무얼 할 지 못 정했는데 아마 제일 개인적인 노래가 타이틀이 될 것 같아요. 참여진은 ‘누 소울’, ‘딥 플로우’, 보컬리스트 ‘혜’, 그리고 재즈보컬 하시는 ‘김민정’씨. 들으면 되게 ‘진중하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으실 거예요. 빠른 노래가 잘 없어서 그게 마음에 걸리긴 하네요. 빠른 노래를 넣었어야 하나? 뽕짝뽕짝 하는 거. 하하.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힙합은 BPM이 거의 두 자리거든요. 앨범에서 개인적인 이야기, 사랑 이야기도 하고, 미국사람 이야기도 좀 하고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길을 갈 때 외국인들이 저에게 길을 많이 물어봐요. 전 세계 사람들이 저에게 길을 많이 물어봐요. 만만하게 생겼나 봐요. 길 물어봐도 때리지 않을 사람 (웃음) 어느 날, 외국 사람이 길을 묻는데 외국말로 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가 미국 속국도 아니고. 우리나라는 외국인에게 손님이라고 과잉 친절하잖아요. 그런데 손님이 하는 짓들 보면 손님답지 못한 경우도 많잖아요. 예전에 무슨 한국계 교표가 와서 한국에서 깽판 치는 동영상을 봤거든요. 그 분들을 보고 진짜 ‘빡’이 돌더라고요. 손님 대접을 해줬으면, 손님이니까 예의 바르게 지내야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런 사람들에게 하는 노래. 많이 팔렸으면 좋겠어요. 그냥 많이 팔렸으면 좋겠어요. 많이만.

함께 작업을 해온 ‘빅파이’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세요.

프로듀서 ‘빅파이’는 쿠키즈의 멤버이고, 긱스의 ‘답답해’와 리미와 감자의 ‘치킨’등을 만든 되게 잘 만드는 프로듀서이고. 리미와 감자가 해체 하는 날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이런 이러한 일이 있고 앨범을 낼 건데 좀 도와 달라. 깔끔하고 정직하게, 단단하게 잘 만들어요. 어떻게 보면 단조로울 수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힘든 거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가 프로듀싱 한 것들이 좋아요. ‘부모님 전상서’도 이 친구가 만든 거고 앨범의 거의 전곡도 이 친구가 만들었죠. 앨범이 많이 팔려야 하는 것이 제가 페이를 못 줬어요. 그래서 페이를 내 앨범 판매액으로 하고 판매액의 일부를 주겠다고 했거든요. 팔리면 팔릴수록 많이 줄 수 있으니까. 40프로 주기로 했어요. ‘절반 줄 까?’하다가... 제가 삼백만원 썼거든요. 그래서 10% 까서 40%. 삼백이 다 페이로 나갔어요. 십만 원씩이라도 챙겨 줬거든요. 세션이나 피쳐링진들  한 분 빼고 다 줬어요. ‘딥 플로우’씨가 참여한 곡을 만드신 분, 제가 DCT에서 섭외한 분께만 아직 돈을 못 드렸어요. 이 분에게 되게 죄송한데 일단 돈이 없어서 못 드렸고... 그러다 보니 앨범을 만들면서 돈이 많이 나갔죠. 왜냐하면 인디에서 일하시는 분들, 음악하시는 분들이 자기 스스로 프로라고 하지만 정작 자기 앨범에 참여하시는 분들을 프로대접 안 해주거든요. 프로라는 게 사실 돈 받고 일 하는 거잖아요. 저는 프로페셔널하게 프로들과 작업하고 싶어서 돈을 드렸죠. 제가 돈을 줌으로써 저는 프로들과 작업을 한 거죠. 뿌듯해요. 한 분만 정산이 끝나면 완전한 프로 앨범이죠. 단 한명도 돈 안 받은 사람이 없는 프로앨범. 사실 정말 흔치 않을 거예요. 이런 프로 앨범을 인디에서 만들 수가 없는 거죠. 돈 안주는 경우 사실 많아요. EP 앨범은 사실 저도 돈을 못줬어요. 앨범이 많이 팔릴 줄 알고 수익금으로 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수익이 안 나서 못줬어요. (그래도) 래퍼 같은 경우에는 일단 얼굴이 팔리잖아요. 유명세를 탄다거나 돈을 못 얻어도 명예를 얻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비트 메이커나 참여하시는 보컬 같은 경우에는 일단 메인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그런 게 없어요. 래퍼 음반에 참여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이름값이 높아지지는 않거든요. 아무리 유명한 래퍼여도. 뭐, 정인씨처럼 계속 그런 식으로 같이 하는 것 아니면. 그런데 섭외하는 분들의 논리를 보면 "난 이만큼 유명하니까, 네가 여기 참여하면 너 되게 유명해진다?", “그러니까 너 돈 안 받아도 된다.” 이런 식이거든요. 그런 것들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페이를 주고 작업을 했죠. 프로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앨범 만들면서 많은 수정이 있었다던데

원래 ‘이상한 꿈을 꾸었다.’의 경우도 (다른 곡도 그렇고) 다른 보컬이 피쳐링 하기로 했었고, 가이드도 다 떴었어요. 후렴 부분이나 그런 것들이 수정이 많이 되었고요. 제가 일 년 동안 (앨범을) 만들었잖아요. 일 년 동안 계속 듣다 보니까 부족한 것들이 보여서 계속해서 수정을 많이 했죠. 더 좋은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하니까 지금도 수정을 하고 있는 곳이 있어요. 일단 저는 만족해요.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앨범. 사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본인 만족시키기가 힘들거든요. 저는 일단 제 앨범은 제가 만족해요. 제 모든 인프라와 상황, 저의 모든 것을 놓고 봤을 때의 최대한이에요. 물론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는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앨범 수록곡 몇 곡을 들어보면서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밤 열두시’

이 곡은 원래 '어디로'라는 노래였어요. 우여곡절이 많은 곡인데, 처음에는 제 믹스 테잎에 넣으려고 했던 외국 인스트루멘탈에 (랩 했던) 곡이었어요. 그런데 앨범에 싣고 싶어져서 아카펠라에 리믹스를 한 거죠. 빅파이가 비트를 얹어서 만들었어요. 원곡 비트 경우 기타 리프가 중심이었는데 곡이 바뀌어서 랩도 새로 입혔어요. 하지만 발매가 얼마 안 남았는데 그 노래가 조금 완성이 덜 된 느낌이 계속 드는 거예요. 그래서 아예 새로 다 갈아엎고 브릿지 부분의 보컬라인만 빼고 비트를 새로 씌우고 랩도 새로 썼어요. 이 곡의 가사를 제 스스로 잘 썼다고 생각해요. 저를 감동시켰어요. (웃음) "이거 내가 만든 거야?"라는 생각. 난 만족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곡을 정말 밤에 썼어요. 가사를 밤에 다 쓰고 작업실에서 밤을 새고 세 시간정도를 자고 녹음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2,30대를 어루만지고 싶은 의도로 만든 노래에요. 밤 열두시가 사실은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잖아요. 누가 봐도 밤이거든요. 새벽 한 시, 두 시 부터는 새벽이잖아요. 언젠가는 해가 뜬다는 것이 보이는데, 밤 열두시는 정말 깜깜하잖아요. 귀신들도 영화에서는 밤 열두시에 출몰하고. 그런데 제 상황이 밤 열 두시인거에요. 빛이 안보여요. 새벽이라면 언젠가는 해가 뜰 텐데, 저는 제 상황자체가 정말 볕 뜰 날이 안 보이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해가 뜨는 것을 기다리는, 제 성공을 기다리는 곡이죠. 그 빛이라는 것을 성공의 실마리라는 의미로 썼거든요. 밤 열두시인데, 나를 비추는 것은 춤추는 이퀄라이저 밖에 없다. 비트를 들으며 가사를 쓰고, 이퀄라이저가 움직이며 날 비추니까, 날 비추는 것은 음악뿐이다.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어쨌든 노래는 좋은 것 같아요. 정말 열심히 만들었어요.

‘별들의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