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뭐 그렇고. 랩 말고도 곡도 만들고 비트박스도 배우고 그런 건 어떻게 배웠고 어떻게 노력을 해 나아가는지 이야기 해주면 좋을 것 같아

비트박스 같은 경우는 족보라고 하지? 그걸 적어놓고 틈 날 때마다 연습했었어. 곡 쓰는 것 같은 경우에는 종혁이라고 게임음악 만들고 다양한 음악 만드는 친구를 알게 되었는데 걔랑 같이 공유해가면서 서로 들려주고 보완을 했었거든 (그 친구는 아예 작곡가의 길로 가서 지금 내가 뭐라고 이야기하지 못할 많은 성장을 했지.) 그리고 나는 내가 그렇게 잘난 사람이 아니라 아직도 배워야 될 것이 많은 사람이야.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랩을 그렇게 잘하는 건 아냐. 그래서 지금도 계속 공부하려고 해. 내가 이쪽에 뛰어나지 않으니까 내가 뛰어난 부분이 어떤 걸까를 찾고 있고 이걸 발전시켜서 이걸 무마하기보다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찾아서 그걸 좀 더 특화해서 하려고 계속 공부 중이야. 음악도 공부하고 있고 미디도 공부하고 있고. 요즘은 덥스텝 때문에 와블 베이스(Wobble bass)가 엄청 뜨잖아. 그러면 나는 유튜브에 “how to Wobble bass, 스크릴렉스(Skrillex)” 쳐서 외국 애들이 만드는 거 보고 정 모르겠다 싶으면 주변에 친구들이나 음악 하는 사람들 찾아가서 이거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어도 보고 기타도 혼자 배웠다가 안 되면 찾아가서 배우고 계속 배워. 내가 하고 싶은 걸, 내가 표현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계속 공부해.

돈은?

돈 문제가 좀 크지. 그런데 생각보다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 사람이야. (웃음) 접시닦이부터 시작해서. 난 이상하게 레스토랑에 서빙으로 가면 접시를 그렇게 닦게 시키더라. 주방에 가서 하고. (웃음) 웨딩홀도 해봤고 CA강사, 에버랜드에서도 공연 해보고 TKO형 덕분에. 영상 만들어서 돈 받고 공모전도 하고. 대학교 등록금 같은 경우엔 장학금 조금씩 타가면서 하고. 백석대 다닐 때도 장학금 타고 학생회 해서 그쪽에서 오는 장학금.

지금 하고 있는 음악이 어쨌든 힙합이라는 문화나 테두리 안에 있는 거잖아. 그런 음악에 있어서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거야 지금?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그렇게 고민은 안 해봤는데 그냥 좋아서 했지. 깊이 생각은 안 해본 것 같아. 쾌락주의자라고 해야 되나? 좋아서 즐거우니까 이걸 했던 거지. ‘난 이거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돼.’라는 마인드는 아니었던 것 같아.

좋으니까 하는 거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딱히 없는 애들도 많거든. 그에 비하면 나의 10대는 굉장히 행복했던, 내가 좋아하는 것이 확실했고 그걸 배우기 위해서 노력했고 연습도 했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었고 그게 확실하니까 행복했던 것 같아.

그래도 힘들 때가 있잖아.

힘든 건 매순간이지. 요즘도 고민하는 것들은 꿈이냐 이상이냐. 어제 군대 고참들이랑 모임을 가졌는데 다들 차, 보험, 재테크, 장가가는 이야기들을 하는데 나는 뒤에서 멀뚱멀뚱 있더라고. “용주 재미없지?”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시더라고. 거기에 내가 껴들 자리가 없는 거야. 음악 이야기 나오면 막 신나서 이야기하는데

관심사가 좀 다르니까.

많이 다르지.

친구들이 그런 이야기하잖아. 좋아하는 거 하는데 왜 힘들어 하냐.

좋아하는 걸로 만은 삶을 영위할 수는 없어. 좋아하는 건 진짜 좋아하는 거지. 좋아하는 걸로 현실적으로 돈을 벌고 이걸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할 수는 없을 텐데 사회가. 우리나라 사회가 그런 건지 이쪽 시장이 그런 건지. 좋아하는 것만 해서는 먹고 살 수 없으니까. 아무래도. 결혼도 해야 되고.

안 하면 안 되나?

새끼도 쳐야 되고

뭔 새끼를 치냐 (웃음)

그러니까 (결혼을) 안 하기에는 내가 너무 여자를 좋아하는 것 같아. (웃음) 그리고 내가 혼자 산지가 오래되었거든, 스무 살 때부터 자취를 했으니까. 외롭더라고. 결혼은 이렇기 때문에 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은 결혼 사람들이 사는 걸 보면 하게 돼.

하긴 그렇지. 그런데 힘드니까. 거기까지 가기가 힘이 드니까. EP <젊음의 탄생>의 제목이 이어령씨가 지은 동명의 책에서 따왔다고 했는데 그 책은 읽어 본거야?

그걸 여덟 번도 넘게 읽은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