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밥을 생각하고 / 김경현 (일반)

나무는 나무를 생각하고

꽃은 꽃을 생각한다.

내 살 같은 우리 새끼

밥은 먹었냐.

아버지 전화가 온 다음 날이면

나는 아버지를 생각하고

아버지는 나를 생각한다.

그리움은 밥 먹을 때 온다.

삼시 세끼 차려 먹을 때

밥을 거를 때

끼니나 때울 때

나는 아버지한테 전화를 건다.

또 라면 드셨소.

집에 밥 있는데 왜 자꾸 그래

없이 살다보니

드는 것도

내려놓는 것도

욕심으로 부풀어